꽃 피는 아저씨
박 찬 송
동사무소 모퉁이 집
아저씨가옥상으로 출근을 한다
이스터 섬 돌 조각처럼 턱을 치켜든 채
손끝으로 흙을 더듬어 꽃밭을 만들고
과꽃이랑 채송화의 마른 소리 손끝으로 듣는다
40도까지 열이 올라 걸을 수 없는 아들의 이야기
꽃들에게 해주던 날
더듬거리며 몸을 씻어주는 아저씨 손길에
몸을 맡긴 채송화는 털석 주저앉아
아무리 힘을 주어도 일어서지 못했다
그만 입새에 눈물을 달고
그 엉덩이 자국 남김없이 거두어두려는 듯
꽃의 키 만큼 허공을 오르내리며
흙을 주무르고 꽃을 주므르던 아저씨의 주름진 손
매일 꽃들과 손으로 이야기한다
볕이 들지 않는 일곱 평짜리 집, 마루에는
종일 책을 보는 아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꽃을 돌보는 아비
꽃같은 소리로 눈이 되어 옥상에서 데리고 내려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아비의 눈에 눈부처가 된 아이
한 번도 펴보지 못한 무릎의 그늘
비로서 아비의 손에 맡겨 주욱 펴 보고
월간 문학 2007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