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둥지

chansong 2015. 11. 28. 05:54

 

 

둥지

 

조각공원,

스테인리스 조각품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남의 집 처마에 걸터앉아 비를 피하던 고독을

스테인리스에 녹였을까

낮달을 지붕처럼 드리운 둥지는

바람 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허공에 수도 없이 몸을 던진 뒤

새끼의 품이 되었을 어미

나뭇가지와 먹이를 번갈아 물고 다니더니

부어있는 듯 뭉툭해진 부리에 간직한 지렁이

생명처럼 꺼내

새끼의 입에 차례로 넣어준다

어미의 갈비뼈를 닮아 더 아늑한 둥지는

지붕 없이도 비를 견딜 만큼 견고하고

그래서 비행은 낮아도 힘이 있었으리

엄마가 이고 오는 하늘이

눈이 아플 만큼 파랗게 보였던

나의 집처럼

 

   미래시 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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