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조각공원,
스테인리스 조각품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남의 집 처마에 걸터앉아 비를 피하던 고독을
스테인리스에 녹였을까
낮달을 지붕처럼 드리운 둥지는
바람 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허공에 수도 없이 몸을 던진 뒤
새끼의 품이 되었을 어미
나뭇가지와 먹이를 번갈아 물고 다니더니
부어있는 듯 뭉툭해진 부리에 간직한 지렁이
생명처럼 꺼내
새끼의 입에 차례로 넣어준다
어미의 갈비뼈를 닮아 더 아늑한 둥지는
지붕 없이도 비를 견딜 만큼 견고하고
그래서 비행은 낮아도 힘이 있었으리
엄마가 이고 오는 하늘이
눈이 아플 만큼 파랗게 보였던
나의 집처럼
미래시 동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