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일식

chansong 2016. 11. 23. 08:54

 

 

 

일식(日蝕)

 

냄비 뚜껑을 들어 올리면 삶은 계란

냄비와 뚜껑 사이 넘실대는 파도

문 밖으로 흘러가는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이 무정란의 삶에도 누군가 숨어있다

심장이 뛰는 노른자

거울 속으로 떠오르는 보름은

볼에 우물을 파고

금 간 인연 따라 흐르는 핏줄

애정과 애증 사이

가슴이 탱탱하게 익어간다

거울 속으로 번지는 포실한 달빛

생선 가시처럼 아픈 그리움

껍질을 벗기고

굳어버린 늑막을 꺼내면

눈과 귀를 닫은 그믐

가장 고통스럽게

부드러운 속살을 입 안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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