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집
모두 눈감은 새벽
한 외간 남자의 숨소리가 옆에 눕는다
사내의 숨소리가 등줄기 더듬어
잠 못 드는 밤
변기의 소용돌이를 따라 방음벽이 허물어져
폭포처럼 물소리가 쏟아진다
엘리베이터의 구석에 몸을 붙여
땀내 전 목수건을 빼던 사내
숫처녀로 살아가며 이중 삼중 잠가둔 문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열고
이불을 들척이는 콧소리 때문에
나의 잠은 썩은 이처럼 자지러진다
손잡이를 눌러 헛헛해진 마음을 잠그면
밤 샌 탁상시계 꺽꺽 울어
기억할 수 없는 꿈을 조각내고
나는, 시계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멍든 새벽을 토닥인다
팔베개 한 잠꼬대를 챙겨
사내가 슬그머니 내 잠을 빠져나가고
콧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한 새벽
바닥에 귀를 대고 그대에게 가는 길
얼굴없는 은밀함을 즐기는데
부실 공사된 삶에 마음이 끌리듯
나, 방언과 같은 그대의 신음을 토닥이고 있다
미래시 동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