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부실한 집

chansong 2016. 11. 23. 09:23


 

                                                         

    

부실한 집

 

 

모두 눈감은 새벽

한 외간 남자의 숨소리가 옆에 눕는다

사내의 숨소리가 등줄기 더듬어

잠 못 드는 밤

변기의 소용돌이를 따라 방음벽이 허물어져

폭포처럼 물소리가 쏟아진다

엘리베이터의 구석에 몸을 붙여

땀내 전 목수건을 빼던 사내

숫처녀로 살아가며 이중 삼중 잠가둔 문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열고

이불을 들척이는 콧소리 때문에

나의 잠은 썩은 이처럼 자지러진다

손잡이를 눌러 헛헛해진 마음을 잠그면

밤 샌 탁상시계 꺽꺽 울어

기억할 수 없는 꿈을 조각내고

나는, 시계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멍든 새벽을 토닥인다

팔베개 한 잠꼬대를 챙겨

사내가 슬그머니 내 잠을 빠져나가고

콧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한 새벽

바닥에 귀를 대고 그대에게 가는 길

얼굴없는 은밀함을 즐기는데

부실 공사된 삶에 마음이 끌리듯

나, 방언과 같은 그대의 신음을 토닥이고 있다

 

 

미래시 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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