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의 낚시
긴 목을 늘어트린 낚싯대가
무언가에 끌리 듯 강으로 뛰어든다
물고기를 기다리는 아파트가 쭈글쭈글한 미끼를 물었다
아파트 창으로 들어가는 잉어들
수면을 떠돌 뿐 꿈에 닿지 못하는 물결이 등이 묶인 채
제 몸을 깎아 물 사래를 친다
먹이를 문 발버둥은
고작 반경 2m 남짓
꼬리 하나가 온 강을 흔든다
이름 대신 여러 개의 꼬리표를 단 이력이
내 안에서 파문을 일으키며
사정없이 허공을 흔든다
세상 밖에 나와서도
억센 비늘만 털어대는 일상
덥썩 문 미끼에서 비린내가 난다
다리 난간에 부어오른 입술을 걸쳐 놓은 태양
피를 흘리는 잠실대교 아래
초점을 잃어가는 물놀
바둥댈수록 깊이 박히는 바늘 끝에 매달려
끝없이 바람을 밀어붙이는 여울이
목까지 차오른다
자유문학 가을호